Series_시리즈후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인물들에 대한 나의 짧은 해석과 생각들. (2023)

아쿠아 배 2023. 1. 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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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이의 꿈, 건축가와 바둑

동은이의 꿈은 건축가였다. 행복한 집을 짓고 싶은 꿈. 동은이 한 번도 가져 보지 못한 것.
따뜻한 집, 그리고 따뜻한 집이 되어줄 따뜻한 가족. 온전한 내 공간, 내 사람. 그래서 동은이는 건축가가 되고 싶어 하는 거 같다. 진짜 건축, 건물에 열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처럼 울타리가 되어줄 가족이 건축가로 투영된 것이다. 심리적인 부분은 정말 겪어 보지 못하면 영원히 이해하지 못하니까, 물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집을 짓고 싶었던 거겠지.
동은 같은 이유로 바둑을 좋아한다. 집을 짓는 것. 하지만 바둑은 결국 남의 집을 부수고 빼앗는다. 이것은 동은이 생각하는 복수와 일맥상통한다. 박연진이 가장 아끼는 것을 남김없이 없애버리는 게 목표이니까.


문동은과 주여정

문동은과 주여정의 표면적으로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서있는 거 같다. 하지만 그 둘은 어느 면에서 가장 닮아 있다. 상처받았고 복수심에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만약 이 둘이 정말 잘 된다면- 여느 러브 스토리처럼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갖는다면, 주여정은 문동은에게 좋은 집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그는 큰 상실 전까지는 그 어떤 누구보다도 완벽하게 행복했던 가족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문동은에게 가족이라는, 집을 짓는다는 의미를 가르치고 느끼게 할 수 있을 테니까.

박연진의 가정환경.

박연진도 하예솔과 같은 처지의 자식일 거란 생각. 박연진 모=박연진, 경찰서장=전재준과 같은 관계. 그러니까 박연진 생부는 경찰서장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박연진 모는 무당과 함께 고위층 성매매 알선을 하면서 상류층에 입성하고 부자가 된 케이스, 그리고 확실한 신분 상승을 위해서 괜찮은 사회적 지위의 남자와 결혼하고 경찰서장의 도움으로 이혼한 게 아닐까.
박연진은 이 모든 걸 보고 자라서 자신의 행동이나 위치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잘못된 걸 못 느끼는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예솔한테는 자신의 행위와 비밀들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한다. (아마도 이게 자신의 치부이자 자신이 엄마에게 별로였던 점이었을 테니까...)

박연진과 전재준, 그리고 하예솔 or 전예솔

박연진의 꿈은 현모양처, 전재준과 결혼하면 현모양처가 될 수 없다. 자기보다 돈도 없고 못났으니까. 그리고 전재준은 결혼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박연진은 전재준 같은 능력 없이 돈 많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능력도 있고 그리고 자기보다 한 층 더 위 단계의 남자를 만나 완벽하게 신분 상승을 하고 싶어 한 것 같다. 보기에 아주 그럴듯해 보이는 직업과 남자로 완벽한 상류층이 되는 것이 목표다.
거기다 전재준은 결혼 생각이 아예 없었던 듯하다. 전재준은 예솔이가 자신의 딸임을 직감하게 되는 순간, 갑자기 예솔이에게 집착한다. 자기 딸임을 아는 순간 아주 사랑에 빠진다. 자기와 같은 약점을 색약이라는 비정상을 공유했다는 게 일단 가장 크지 않을까? 같은 이유로 사람인 명오보다 자신의 애완견 루이 11세인지 뭔지를 더 아끼고 사랑한다. 자신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도영.

정말 나이스 한 개새끼 그 자체.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도 문동은과는 다르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워서, 건축하는 사람다운 마인드다. 아마도 문동은에게 끌리는 이유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형의 여자여서, 그리고 자기를 이길 수 있는 여자라서 인 듯하다. 박연진을 고른 이유도 사랑보다는 가장 덜 입었는데 그게 디올이어서였으니. 단순한 미학적인 끌림보다는 문동은에 대한 이끌림이 사랑에 가까운 거 같긴 하다. 참 개새끼다.
기사에게 백만 원짜리 와인을 줄 때에도 최혜정에게 에르메스를 건네며 문동은에 대한 질문을 할 때에도... 무엇이 잘못됐다 꼭 집어서 말 못 할 그런 찝찝함을 가진 행동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을이 돼본 적이 없어서 악의 없이 나이스한 개새끼...

그 외 등장인물.

전재준
다시 전재준, 적녹 색맹인 전재준은 선명한 빨간색과 초로색을 구분할 수 없을뿐더러 노란색에 가깝게 보이는데, 그가 한국에서 가장 큰 골프장을 운영하는 오너인 게 꽤나 역설적이다.
그 사람이 자주 쓰는 욕은 화자의 콤플렉스를 투영한다는데 전재준이 성인이 된 문동은을 처음 대면하는 날 '뭔가 알록달록해졌달까'라는 대사가 인상 깊다. 은연중에 자신의 콤플렉스를 드러낸 것일까?

최혜정 자신의 능력으로 남들 눈에는 꽤나 괜찮고 멀끔한 직업인 스튜어디스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등학교 시절에 갇혀 신분 상승만을 생각한다. 한 번쯤은 박연진, 이사라를 이기는 것이 그의 가장 큰 꿈인 거 같다. 그걸 위해서 자존심도 몸도 버릴 수 있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이들 중 멘탈이 가장 센 거 같다.

이사라 약에 취한 유학생 출신 이사라, 대형 교회 목사님 딸 이사라. 자신은 하나님을 믿고 회개하고 있으니 천국에 갈 거라는 이사라. 내가 모태 신앙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 그 모든 것의 집합체이다.
이사라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역겹기 그지없다. 돈으로 권력으로 훔친 남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약쟁이. 이사라.

손명오 너무 쌩 양아치라 달리할 말이 없다. 사실 양아치 중엔 잘난 축 아닐까. 어느 양아치가 벤틀린지 나발인지 하는 외제차를 저렇게 마음껏 몰고 다닐 수 있겠는가! 나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드는 쓸데없는 생각은 군대에 안(못) 다녀왔을 거 같다. 신검받을 때 지적장애 떠서 군 면제됐을 상...


과몰입에 절어, 3월 파트 2 공개만을 기다리며 쓰는 여러 가지 생각과 추측들.
 
 

 
더 글로리 파트1
 
시간
- 00:00 (2022-12-30~)
출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히어라, 차주영, 김건우, 정지소, 신예은, 송병근, 배강희, 송지우, 서우혁, 류성현
채널
Netflix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 2-끝까지 본 감상과 생각들(2023)

더 글로리, 공개되자마자 또 쉬지 않고 한 번에 다 봤다. 멈출 수가 없는 문동은의 복수극. 고구마 없이 인물 하나하나의 선택이 시원시원하고 복수도 시원시원해서 좋았다. 사실 이미 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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