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프로젝트, 디즈니월드 뒤편 무지개빛 세상 The Florida Project(2017)

2023. 2. 2. 22:29Movie_영화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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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인공은 꿈과 환상의 세상, 디즈니 월드와 불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는 연보랏빛 싸구려 모텔 ‘매직캐슬’에 살고 있는 여섯 살 난 소녀이다. 무니는 사구려 모텔을 집 삼아 철없고 어린 엄마 핼리와 함께 살고 있다. 어리고 책임감 없는 엄마 핼리는 무니를 제대로 키우지 않는다. 핼리는 무니를 사랑하지만 방임하고 방치한다. 어느 날 이 모텔촌에 무니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젠시가 이사 온다. 젠시의 상황도 무니와 비슷하다. 무니는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과 온갖 사고를 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니는 이게 사고를 치는 건지도 모른다. 엄마인 핼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무니는 젠시와 수쿠디와 함께 폐가에서 큰 불을 내게 된다. 이 일로 수쿠디의 엄마는 무니와 젠시를 더 이상 못 놀게 하고, 스쿠디 엄마가 주던 음식도 못 받게 된다. 어느 날부터 핼리는 사회 보조금까지 못 받게 된다. 핼리는 점점 돈이 없다. 그리고 몸을 써서 돈을 벌 의지도 없어 보인다. 핼리는 어느 날 무니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말한다. 속옷 차림의 모습으로 말이다. 핼리는 이렇게 돈을 번다. 이 돈으로 호텔비를 내고 먹을 것을 산다. 평소 핼리와 무니 모녀에게 친근하게 대해주던 모텔 매니저 바비는 핼리에게 충고한다. 이렇게 살지 말라고. 하지만 핼리는 점점 더 내몰린다. 어느 날은 디즈니 월드에 놀러 온 가족들의 매직패스 티켓을 훔쳐서 판다. 매직캐슬의 어른들은 그리고 무니는 알고 있다. 핼리가 하는 옳지 못하는 일에 대해서, 이제 바비는 더 이상 핼리를 변호해주지 못한다. 그는 점점 더 방관자가 된다. 아니 될 수밖에 없다. 곧 경찰이 오고 핼리는 무니를 지키고자 하지만 무니는 곧 아동보호국에 갈 처지가 된다. 무니는 보호국 직원들을 피해 젠시의 손을 잡고 무지갯빛의 아름다운 디즈니 월드로 뛰어간다.

 

무니의 이야기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연보랏빛의 이상하게 아름다운 모텔, 매직캐슬만큼이나 이상하고 아름다운 영화이다. 플로리다 올랜드의 작렬하는 태양과 파란 하늘은 반짝반짝하고, 거리 곳곳은 사탕가게나 선물가게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무니에게 플로리다 길거리에 있는 사탕가게나 선물가게는 인식 조차 되지 않는 곳이다. 무니는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보러 오는 디즈니 월드의 뒤편 골목이 전부인 어린아이이다. 바로 뒤편에 디즈니랜드를 두고 매직캐슬의 세상에서 뛰어노는 여섯 살 어린 무니의 모습은 너무나 해맑고 순수하게만 보인다. 22살이란 어린 나이의 엄마 핼리도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나는 그들의 해맑음이, 웃음을 볼수록 답답함이 목까지 차오른다.
핼리는 무니에 대한 책임감은 없을지언정 무니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무니 또한 핼리를 사랑한다. 무니가 아동보호국으로 가는 것이 무니에게도 핼리에게도 더 좋다는 것을 알지만, 저 둘을 떼어놓는 게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둘이 함께 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아주고 싶다. 일반적인 영화라면 ‘이 둘이 함께 하는 극적인 방법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나겠지만,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이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관객에게 의문과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끝난다.

무지갯빛 아름다운 디즈니 월드

영화의 마지막 부분 무니는 젠시의 손을 잡고 디즈니 월드로 달려간다.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그곳으로-
무니는 환상이 아닌 정말로 디즈니 월드로 간 것일까?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든다. 어쨌든 아동보호국에 가서 자란 무니가 적어도 또 다른 핼리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만약 무니가 자식을 낳는다면 무니와 무니의 자식은 꼭 진짜 디즈니 월드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여담

플로리다의 맑고 반짝반짝한 하늘에 이상하게 현실감이 없는 연보랏빛 모텔건물이 인상적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최근 주인이 바뀐 모텔이 흰색으로 칠해졌다는 소식을 소셜미디어에서 들었다. 팬들은 ‘매직캐슬’을 흰색으로 칠한 것을 범죄라고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주인도 생각이 있었겠지만, 이상하게 아름다운 그 모텔이 영화 속 모습을 잃은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그리고 무니의 전부였던 연보랏빛 허름한 모텔이 아름다운 성이 빛깔까지 잃어버린 작금의 현실이 쓸쓸하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8년 우리를 행복하게 할 가장 사랑스러운 걸작! “안심하세요 나랑 있으면 안전해요”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건너편 ‘매직 캐슬’에 사는 귀여운 6살 꼬마 ‘무니’와 친구들의 디즈니월드 보다 신나는 무지개 어드벤처!
평점
8.1 (2018.03.07 개봉)
감독
션 베이커
출연
윌렘 데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크리스토퍼 리베라, 발레리아 코토, 칼렙 랜드리 존스, 메이컨 블레어, 캐런 캐러글리안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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