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5. 00:34ㆍMovie_영화후기
나의 인생영화 중 하나인 라라랜드.
미국에서 지낼 때 본 영화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 정말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맨해튼 시내 한 복판에서!
마지막 장면을 보고는 눈물이 멈추질 않아 맨해튼 한 복판을 눈이 벌게진 채로 걸어 다녔다.
어린 나이에(지금에 비해서) 약간의 꿈과 희망을 안고간 미국에서 한참 고민이 많던 시기에 본 영화라 더 와닿았고, 적당히 나이를 먹은 지금의 나도 여전히 꿈과 희망, 그리고 고민이 많아 여전히 보기만 해도 눈물이 한가득 차오르는 영화이다.
LA LA LAND
LA라고 하면 가장 먼더 떠오르는 것은 천사들의 도시, Los Angeles일 것이다. 스페인어 단어를 영어식으로 발음 하는 매력적이고 이상한 도시 LA. 그리고 LA에는 꿈의 공간 할리우드가 있다.
La La Land 는 환상의 세계, 꿈의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부정적인 뉘앙스로 ‘Live in La La Land’는 '꽃밭에서 산다' 정도의 의미라고 한다. 꽃밭에 사는 사람들. 어쩐지 캘리포니아의 Chill-한 사람들이 생각나는건 기분 탓일까.
할리우드의 도시 LA와 환상의 세계를 뜻하는 단어라니 이보다 이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제목이 있을까 싶다.
이별을 선택하는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
사실 라라랜드의 스토리는 어떤 면에서는 클리셰가 범벅인 그저 그런 로맨스 이야기에 불과하다.
재즈 피아니스트(이고자 하는) 세바스찬. 그는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는, 남들 눈에는 조금 현실적이지 못한 꿈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자신의 음악적 신념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재즈바를 열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순수하고 로맨틱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배우를 꿈꾸며 할리우드로 이주해 살고 있는 미아. 미아는 파트타이머로 일하며 자신을 꿈을 위해 살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은 자꾸 떨어지고 돈벌이도 시원치 않다. 심지어 그 오디션 장에서는 별 볼일 없는 미아를 무시하는 일로 가득하다.
이렇게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루지 못할 것만 같은 꿈을 좇는 두 남녀가 만나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고 갈등을 겪는 영화 라라랜드. 이 얼마나 별 볼일 없는 뻔한 이야기란 말인가.
하지만 세바스찬과 미아의 사랑이 다른 흔한 로맨스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결국 돌고 돌아서 이 둘은 우리들의 사랑보다, 지금 당장 이 순간보다도 자신들이 오랜 시간 간직한 꿈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서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에 위해 이별을 선택하는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
그래도 만약에,
결국 이 둘은 이별을 선택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미아는 할리우드의 스타가 되어 있고 세바스찬은 자신의 신념과 목표 위에서 Seb’s(미아가 지어준 이름)라는 재즈바를 열었다. 우연한 상황에 운명처럼 그곳에 들르게 된 미아. 미아의 곁에는 이미 남편이 있고 집에는 귀여운 딸도 있다.
세바스찬과 미아가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은,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화면들은 이영화를 가장 아름답고 완벽하게 만든다.
‘만약에, ’
그 순간에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저 순간에 우리가 키스를 했다면, 만약에 함께 파리에 갔다면, 수많은 ’만약에‘ 그때 너와 나의 그 순간들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이루어졌을 수도 있는 수많은 순간들이 지나간다. 지금 미아의 곁에 있는 것이 다른 남자가 아닌 세바스찬이 됐을 수도 있는 그런 수많은 순간들.
세바스찬과 미아는 노래 한 곡이 연주되는 짧은 순간을 지나 서로 눈을 마주치며 짧은 인사를 하고 영화는 끝난다.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 어쩌면 가장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결말.
어떤 사람들은 미아와 세바스찬의 사랑이 너무나 현실적인 이유로 끝나서 영화 같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이 너무나 좋다. 나였어도 미아와 세바스찬과 비슷한 선택을 했을 테니까. 게다가 라라랜드는 완벽하게 영화 같은 결말을 맞지 않았는가, 결국 미아와 세바스찬은 남들이 모두 허황되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하던 자신들의 꿈을 이루어 냈으니까 말이다. 누구보다 영화 같고 비현실적인 동화 같은 결말을 이루어냈다.
할리우드니까 LA이니까 이 꿈들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여전히 꿈을 이루지 못하는 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더욱더 눈물이 났다.
꿈과 환상의 도시 LA, La La Land.
★★★★★
5/5
'Movie_영화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듄 DUNE, 드니 빌뇌브가 만든 숭고한 영화(2021) (1) | 2023.01.07 |
---|---|
에놀라 홈즈2, 작은 불씨를 위해서 Enola Holmes 2(2022) (0) | 2023.01.05 |
놉 , 할리우드에 바치는 영화의 단상 NOPE(2022) (0) | 2023.01.03 |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2022) (1) | 2023.01.02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 돌이 떨어질 때 가장 크게 눈물이 났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1)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