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유한한 존재의 아름다움에 대해.(2022)

2022. 12. 30. 20:25Movie_영화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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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기예르모 델 토로는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색감으로 영화를 만들어 낸다.
그의 대표적 필모그래피인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어딘가 뒤틀려 있고 어두운 구석이 있는 이미지를 추구한다. 그리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그의 상상 속의 세계관과 이미지를 현실감에 있게 만들어 내는 감독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인 피노키오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과연 그는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아는 피노키오를 얼마나 그답게 만들까 기대하고 꽤 기다렸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피노키오를 디즈니의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생각하고 있을 터였다.
귀엽고 깜찍한 피노키오가 아닌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어떤 모습일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기대감을 안고 시청한 넷플릭스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후기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내용, 스포일러 주의

기본적인 이야기의 틀은 제페토가 피노키오를 만들고 생명이 생기고 모험을 떠나고, 피노키오를 찾아 떠났다 고래에 먹힌 제페토를 구하고 '진짜' 인간이 된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피노키오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의 배경은 구체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2차 세계 대전 중인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목수인 제페토는 하나뿐인 아들 카를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전쟁 중에 운명의 장난처럼 자신의 일터인 교회에서 카를로를 잃은 제페토의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한다.
카를로가 남긴 혹은 카를로의 죽음의 원인인 ‘온전’하고 ‘유일’한 솔방울로 자란 나무로 만들어진 피노키오, 제페토의 기쁨이 아니라 상실과 원망, 분노 그리고 염원이 담긴 채로 만들어진 피노키오는 태생부터 우리가 아는 피노키오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분노로 만들어진 피노키오, 그리고 카를로의 대체자로 만들어진 피노키오를 제페토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냈음에도 온전하게 사랑하지 못한다. 그에게 피노키오는 짐이고, 카를로의 그림자일 뿐이다. 그것도 카를로에 한참이나 못 미치고 부족한 정반대의 그림자.
하지만 피노키오는 자기를 이 세상에 만들어준 아빠, 제페토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아빠에게 짐이 되기 싫어 떠났던 피노키오, 그는 빌린 영혼으로 무한하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서커스에서 아빠를 위해 일을 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피노키오,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 도망 가지만 태어날 적부터 불사의 몸을 가진 피노키오를 눈여겨봤던 시장의 눈에 띄어 정쟁터로 내몰린다. 피노키오는 불사의 몸을 가지고 소년군단으로 활약한다. 세상 속에서 아빠의 사랑과 친구들과의 우정과 가치를 배우는 피노키오. 피노키오는 아빠를 찾아 떠난다.
제페토도 피노키오의 사랑과 진심을 깨닫고 피노키오를 찾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괴물(고래)에 안에서 제페토와 피노키오는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탈출 과정에서 피노키오는 자신의 무한한 목숨과 바꿔 제페토를 구한다. 그리고 세바스티안의 하나뿐인 소원 덕에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진짜' 인간 아이가 된 피노키오는 아빠 제페토와 세바스티안, 그리고 친구가 된 스파차투라와 함께 유한한 삶을 행복하게 살아간다.
피노키오는 남은 유한한 생을 아빠를 보내고, 친구를 보내고 추억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자신도 어딘가에서 유한한 삶을 마무리 했을 것이다.

 

유한한 존재의 아름다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무한한 자신의 목숨을 제페토를 구하는 기회를 사용함으로써 유한한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바친다.
디즈니의 피노키오와 확연히 다른 점은 피노키오가 진정한 인간이 되었을 때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에서 '진짜 인간아이'가 된다는 것은 정말 피와 살을 가진 육체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생명이 없는 물건처럼 무한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진짜 생명체처럼 단 한 번의 기회를 가진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피노키오, 그가 처음부터 가졌던 나무 육체를 가지고서,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 상대를 받아들이고 온전히사랑하면서 한 번밖에 없는 삶을 성실하게 사랑하며 사랑하는 것이 '진짜 인간아이'가 된 것이다.
한 번 밖에 없는 삶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것. 한 번 밖에 없는 삶이이기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순간고 인연들이기에 그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모든 순간과 시간들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물질만능주의 적인 현재의 세상 속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다.

기대 이상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웠던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마법 같은 모험.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강력한 사랑의 힘이 펼쳐진다.
평점
8.8 (2022.11.23 개봉)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마크 구스타프손
출연
이완 맥그리거, 데이비드 브래들리, 그레고리 맨, 크리스토프 왈츠, 틸다 스윈튼, 케이트 블란쳇, 핀 울프하드, 론 펄만, 번 고먼, 존 터투로, 팀 블레이크 넬슨, 톰 케니, 프란체스카 판티, 리오 맨지니, 피터 아르페셀라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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