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 00:47ㆍMovie_영화후기
다이애나 스펜서, 우리에게는 ‘다이애나’ 비로 익숙한 그 다이애나의 결혼 전 이름이다.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으로 버려진 이름, 스펜서. 다이애나가 찰스와의 결혼으로 잃은 것은 스펜서라는 이름뿐일까. 아니 다이애나는 찰스와의 결혼으로 ‘스펜서’라는 이름과 함께 많은 것을 빼앗겼고 버려졌다. 이 영화는 다이애나가 잃어버린 것을 그리고 스펜서로 돌아가기 위한 그 결심에 대한 이야기이다.
3일 동안,
스펜서는 단 3일간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1991년 크리스마스 연휴, 그리고 샌드링엄 별장이라는 짧은 시간과 한정된 공간에서 다이애나의 심리를 다르고 있는 영화이다.
다이애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샌드링엄 별장으로 떠난다. 그 별장은 다이애나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지만 다이애나는 샌드링엄 별장으로 가는 길을 잃는다. 그리고 들판에서 한 허수아비를 보게 된다. 어렸을 적 다이애나의 아버지가 허수아비에게 걸쳐주었던 빨간 외투를 벗겨 돌아온다.
샌드링엄의 별장에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다이애나는 왕실의 눈치가 보인다. 딱딱한 왕실의 사람들이 숨이 막힌다. 3일을 이 곳에서 꼼짝없이 지내야 하는데 말이다.
다이애나는 앤 불린의 전기를 읽는다. 앤 불린은 다이애나의 조상 중에 한 명이다. 앤 불린의 환영이 보인다. 다이애나는 찰스에게 진주 목걸이를 받았다. 그 목걸이를 차고 저녁 식사에 참석한다. 그 목걸이는 찰스가 카밀라에게 선물한 목걸이와 같은 것이다. 다이애나는 이 목걸이를 잡아 뜯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그날 밤 다이애나는 샌드링엄 별장 너머의 자신이 살던 집으로 가고자 하지만 경비원에게 저지당한다.
다이애나는 찰스와 아이들 문제로 부딪힌다. 다이애나는 윌리엄과 해리가 사격을 하길 원하지 않지만 찰스는 이것이 왕실이라 말한다. 이 딱딱한 왕실이, 카밀라의 눈빛이 다이애나를 미치게 만든다. 왕실의 사람들은 다이애나를 미친 사람 보듯이 한다. 이 와중에 다이애나의 유일한 친구였던 매기 마저 런던으로 보내지게 되면서 다이애나는 자해를 하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울타리를 너머 마침내 자신이 살던 집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자유로웠던, 다이애나 스펜서였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울타리 밖으로 떨어져 자살하려던 순간 앤 불리의 환영이 다이애나를 저지한다. 그리고 다이애나는 진주 목걸이를 뜯어버린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난뒤 다이애나는 사격을 하고 있는 두 아들을 사격장에서 데리고 간다. 두 아들과 빨간색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다이애나, 런던에서 템스강을 바라보며 두 아들과 함께 치킨을 먹는다. 평범하게.
스펜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이애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이애나는 20세기에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사람이라 불릴 정도로 대중에게 많이 노출된 인물이었으니까. 하지만 스펜서라는 그 이름은 너무나 낯설다. 그렇다 우리는 진짜 다이애나를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새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이애나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스펜서라는 인물에 그녀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영국 왕실이 언제나 3일간의 크리스마스 연휴를 샌드링엄 궁에서 보냈고 다이애나는 이 때쯤 거의 미쳐 있었으며 이 연휴가 끝난 이듬해인 1992년부터 찰스와 공식적인 별거를 했다는 것 외에는 거의 픽션일 확률이 높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다이애나의 심리를 갈등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이애나의 '복수의 드레스'로 유명한 착장, 스펜서를 보면서 이 드레스가 생각났다. 이 날은 찰스 왕세자가 카밀라와의 불륜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날 입었던 착장이다. 영국 왕실에서 금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담은 착장. 검정색 색상, 몸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핏, 무릎이 드러나는 길이 등... 그냥 영국 왕실에서 금지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을 담은 착장이다. 다이애나는 인형같은 영국왕실에 의한 의복이 아닌 자신의 옷을 그리고 스펜서라는 이름을 자신에게 물려준 아버지의 빨간 자켓을 입고 아들들과 함께 샌드링엄을 떠난다.
다이애나는 딱딱하고 구시대적인, 네모난 왕실을 벗어나고 싶었으며 버려진 자신의 이름을 자아를 자유를 찾고 싶었을 것이다.
연기 영상 음악
스펜서, 이 영화에서 가장 눈 부신 것중 하나는 역시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꽤나 다른 다이애나를 어떻게 연기할까라는 걱정과 궁금증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너무나 완벽하게 다이애나가 되었으며 영화 속에서 한정된 공간과 시간이라는 압박을 뚫고 다이애나의 심리와 갈등과 생각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왕실인 영국왕실의 이야기인 만큼 영상미도 아름답다. 다이애나에겐 지옥 같았을 샌드링엄 궁은 너무나 아름답고 미칠 듯이 답답했을 영국 왕실의 파티들도 하나같이 화려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당대 최고의 패션 스타였던 다이애나의 화려한 옷들을 재현해낸 스펜서 속 다이애나의 패션은 지금 봐도 세련되고 아름답다.
사운드트랙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어딘가 비틀린 듯한 바이올린 음들과 음울한 멜로디가 다이애나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듯하다. 너무나 아름다복 급박하고 빠르지만 느린 그런 음악-
(음악에는 젬병이라 어떻게 더 표현할 방법을 모르겠다. 그냥 들어보길 추천한다. 작년에 가장 많이 들은 사운드트랙이니까.)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완벽한 연기, 그리고 아름답고 화려한 영상미에 어딘지 뒤틀리고 불안한 스펜서의 사운드 트랙이 만나 이 영화를 완성한다.
스펜서를 찾을 결심을 보여준 영화.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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