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DUNE, 드니 빌뇌브가 만든 숭고한 영화(2021)

2023. 1. 7. 03:54Movie_영화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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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022년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를 꼽으라 하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드니 빌뇌브의 듄을 꼽을 것이다. 2021년 하반기 개봉작이지만 2022년 재개봉했을 때도 영화관, 굳이 용산 아이맥스 명당자리를 구해서 본 영화이니까.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영상미와 사운드에 반해서 내용은 중요하지도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냥 영화 속의 색감, 풍경, 디자인을 화면에 담아내는 구도, 그리고 미친듯한 감각의 사운드... 외적인 모습 그 자체만으로 5점 만점에 5점을 줄 수 있는 영화였다. 이렇게 영화관에서 두 번을 보고 나서는 <듄>이라는 작품 그 자체에 흥미가 생겨 오랜만에 이북리더기를 사용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원작의 내용을 알고 이 영화를 다시 보니 드니 빌뇌브가 얼마나 적절하게 내용은 편집하고 재창조했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이라는 작품을 숭고하게 생각하며 만들었는지 보였다.

듄 Part1

스페이스 오디세이 작품 중 하나인 듄은 스파이스를 둘러싼 우주 제국 세력 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상하세도 듄의 세계관은 현재와는 거의 16,000년이나 떨어진 먼 미래임에도 불구하고 근현대의 모습보다는 중세시대의 유럽사회와 닮은 구석이 더 많다. 황제가 있고 그를 보좌하는 가문들이 있고 남성 중심적인 혈연 위주의 권력 계승을 한다. 이는 탈기계화와 그 과정에서 일어난 수많은 전쟁과 폭력으로 인한 퇴화(?)로 생긴 결과이다. 기계와 컴퓨터 문명을 배척하는 듄 세계관에서 스파이스는 필수적인 물질이다.
풍요로운 행성 칼라단을 모행성으로 삼고 있는 아트레이데스의 후계자 폴은 꿈속에서 환영을 본다. 스파이스에서 중독 돼 파란 흰자위를 가진 소녀를 본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어느 날 황제는 스파이스의 유일한 산지인 아라키스로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이주할 것을 명한다. 황제는 질투심이 많은 남자로 후계자를 가진 레토 아트레이더스를, 모두에게 신임을 받는 아트레이더스 가문을 두려워한다. 그렇기에 하코넨과의 계략으로 그들을 아라키스로 이주시킨 것이다. 아트레이데스의 모행성 칼라단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가진 아라키스는 모래사막-듄과 스파이스로 가득 차 있다. 물 한 방울 보기 힘든 듄의 모래사막 아래는 거대한 모레벌레들이 살고 있어 모래사막을 건너는 것도 스파이스를 재배하는 것도 어렵다.
베네 게세리트의 혈통을 이어받은 폴은 미래를 위한 구원자로서의 운명의 가능성을 타고났다. 폴은 아라키스에서 스파이스에 노출됨으로써 폴은 베네 게세리트 유전 교배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인 퀴사츠 헤더락으로의 능력을 더욱더 각성하게 된다.
칼라단의 밤, 아스테리데스 가문의 주치의인 유에 박사는 아스테리데스를 배신하고 하코넨과 황제의 권력의 원천인 사우다카의 습격으로 레토 아트레이데스는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폴과 그의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는 아라키스의 모래사막 듄으로 도망간다. 하코넨과 사우다카랄 피해 모새사막 속으로 모레벌레와 가까운 곳으로... 모래사막을 건너 스틸가가 이끄는 프레멘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꿈속의 그 소녀를 마주친다. 그는 프레멘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그들의 법대로 자미스와 싸우고 그를 죽인다. 프레멘의 법이 따라 자미스의 몸에서 나온 물은 폴의 소유다. 듄이란 그런 곳이다. 단 한 방울의 수분 소실도 용납할 수 없는 곳. 폴과 레이디 제시카는 프레멘 무리에 합류하여 시에치로 떠난다.
사실 영화 듄은 소설 1권의 중간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연히 영화의 스토리는 별거 없다. 그냥 인트로에 불과하다. 영화의 여백만큼이나 생략된 내용도 많고 은유적으로 표현된 부분도 많아 내용 없이 지루하다는 평도 많다.

드니 빌뇌브가 만드는 숭고한 영화

영화 듄의 모든 장면은, 모든 영상과 음악은- 이 영화는 숭고하다. 그의 듄에 대한 애정과 경외심이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칼라단과 아라키스의 모든 배경들과 우주와 그 모든 것들의 대비와 색감이, 그 모든 것을 담아내는 구도가 미친 듯이 아름답다. 책 속의 모든 이미지들을 완벽하게 화면으로 옮겨두었다. 그리고 그곳에 방점을 찍는 한스 짐머의 음악이 이 영화를 너무나 아름답고 숭고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가득 채우는 여백이 미친 듯이 아름다워서 이 영화를 다시 보고 또다시 보고 다시 보고 싶다.

듄의 설정들, 그리고 메시아.

듄은 정말 방대한 세계관과 디테일과 설정을 가지고 있다. 현재로부터 수만 년이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듄이 쓰인 1960년 대 보다도 더 과거의 모습을 닮아있다. 황제와 그 제국을 이루고 있는 가문들. 그리고 메시아를 기다리는 신도들까지도. 폴은 수 천년을 이어온 베네 게세리트의 교배 프로젝트의 예상치 못한 변수였으며 예언의 능력을 가진 퀴사츠 헤더락이며, 무앗딥이다. 무앗딥에 대한 예언은 수많은 종교들의 예언자와 비슷하다. 그리고 그 예언자를 기다리는 프레멘들의 모습은 사막 어딘가의 민족들을 닮았다.
오래된 고대 종교들과 기독교, 젠수니 가톨릭, 불교 이슬람의 모든 요소를 종합해 만들어진 오렌지 가톨릭 성경 또한 인상 적이다. 대부분의 SF가 다루고 있는 기계 중심의 근미래를 넘어 반기계의 세상으로 넘어온 듄의 세계관에서 종교란 또다시 인간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
예언에 따라오는 메시아가, 초인적인 힘을 가진 한 인간이 과연 세상에 우리가 생각하는 평안과 안식을 가져다줄까?

 
“듄을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샬라메)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자 전 우주를 구원할 예지된 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리고 어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에 있는 한 여인을 만난다.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는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다. 황제의 명령으로 폴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죽음이 기다리는 아라키스로 향하는데…위대한 자는 부름에 응답한다, 두려움에 맞서라, 이것은 위대한 시작이다!
평점
7.0 (2021.10.20 개봉)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젠데이아 콜먼, 하비에르 바르뎀, 스텔란 스카스가드, 장첸, 샤론 던컨-브루스터, 데이브 바티스타,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스티븐 헨더슨, 샬롯 램플링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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