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무엇을 위한 분노인지...BEEF(2023)

2023. 4. 18. 15:40Series_시리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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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비프, 성난 사람들.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에서 만든 아시아- 특히나 한국계 배우들 중심의 드라마로 꽤나 기대를 모은 작품. 이것도 역시 A24제작이다. 어쩌다 보니 최근에 A24 제작 제품만 보는듯한 느낌...
 

비프, 성난 사람들 줄거리

시작부터 아주 강렬하다. 제법 비루한 인생을 할고 있는 교포 대니는 이번에도 또 가스식 화로를 환불하러 간다. 영수증이 없어 환불을 거부당한 대니는 이번에도 또 역시나 일이 안 풀린다며 잔뜩 화를 내며 마트 주차장을 빠져나가려고 한다. 주차장에서 흰색 벤츠 SUV와 시비가 걸리고 클락션을 울리고 창문 밖으로 손가락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며 추격전(?)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부촌의 정원을 망가뜨리고 대니의 빨간 트럭이 CCTV에 찍혀 SNS박제 당하게 된다. 
 
한편 대니와 시비가 붙은 에이미는 겉으로는 겉으로는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부유한 일본계 예술가 남편과 결혼했고 본인이 만든 회사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며 예쁜 자식도 있다. 하지만 에이미의 삶도 순탄하지 많은 않다. 성장 배경이 다른 남편과 자신의 괴리와 유명한 예술가인 시어머니의 간섭이 고달프다. 자신은 죽어라 일만 하는데 어쩐지 남편과 딸, 그리고 시어머니 사이에서 소외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그때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마치고 나온 에이미는 빨간 트럭을 주차장에서 마주치고 그래도 폭주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계층에 있는 듯한 두 명의 아이사계 이민자들은 서로에게 분노를 가졌고 서로에게 복수하기 위해 엮이고 또 엮인다. 그리고 이 성난 사람들의 복수는 둘을 넘어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까지 엮여 점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사실 어떤 식으로든 등장인물들의 분노가 이해가 아주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다들 그럴만한 이유는 있다. 일단은 둘 다 미국에 이민 간- 평생을 이방인으로 산 동양계이고 대니는 한국인 특유의 장남으로서의 압박을 가지고 있으며 동생은 집에서 게임이나 하고 코인으로 돈이나 까먹고 있고 사촌인 아이작은 감방을 들락날락거리고 와중에 사촌과 안 좋게 엮여 부모님의 모텔까지 날려먹었으니 말이다. 그 덕에 부모님은 한국으로 돌아가 밤낮없이 일하고 있고 대니는 하루빨리 돈을 벌어 부모님을 다시 미국으로 모셔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본인의 능력은 한참 떨어지고 풀리는 일은 없다.
에이미 역시 마찬가지다. 가난한 중국-베트남계 이민 가정에서 자란 에이미는 스스로 결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대조적인 환경에서 자란 남편 조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한다. 스스로에게 가혹하고 스스로를 쥐어짜듯 일만 한다. 평생을 금수저인 집에서 유복하게 자란 남편은 대가리가 꽃밭인지 본인의 예술 활동에만 전념하니 더욱더 일만 할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이 사업을 팔아 자신도 은퇴하고 가족들과 편하게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은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새들은 노래하는 게 아니야, 고통에 울부짖는 거지
"The Birds Don't Sing, They Screech in Pain"

여기서 Beef는 소고기가 아닌 '불평' 그리고 '싸우다'라는 뜻을 가진다. 대니와 에이미는 싸운다. 참으로 하찮은 이유로 시작된 이 시비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건 싸움으로 점점 변하게 된다. 이 말도 안 되는 분노는 처음엔 서로를 향산 단발적인 분노처럼 보인다. 하지만 종국에는 자기 자신 안에 있던 무언가에 대한 분노를 서로에게 그저 화풀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 인생이 잘 못됨이 내 탓이 아닌 네 탓, 이 세상 탓이라고 말이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한국적인 분노의 감성을 가진 드라마이다. K-장남으로서의 의무감에 돌아버린 찌질한 교포 한국남자의 등장이랄까. 허세와 피해의식에 가득 찬 인물이다. 한국에서 자랐으면 누구보다도 A급 시민으로 자랐겠지만 미국에서의 동양인 교포 남자의 삶이 A급이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대니도 폴도 아이작도 같은 이유로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닌 살짝 돌아버린 사고방식과 분노를 가지고 있다. 
이 찌질함과 피해의식은 심지어 자기 가족의 앞길까지 막는다. 대니는 동생인 폴이 자신과 같기를 바라며- 그래 자기 자신 같은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인생이 편하겠지- 폴의 대학입학 지원서를 없애버린다. 참... 
 
에이미도 마찬가지다. 가난하게 태어나서 상류층 사회에 진입한 에이미의 인생도 고달프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해서 들어온 이곳에서 역시나 여전히 이방인이다. 노력 없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던 그들을 흉내 내는 것이 힘들고 벅차다. 
 
사실 등장인물만 한국계, 아시아계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미국적인 감성이 가득한 드라마라 온전하게 이해하기 힘들달까. 뭐 여하튼 저런 이유들로 분노에 가득 차 자신들의 생활과 인생을 걸고 복수를 위해 미친놈들처럼 사는 저런 열정이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쓸데없는 데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열정들 말이다. 분노가 너무 과하면 저런 열정이 생기는 걸까.
 
결국은 나는 이 드라마에 공감할 수 없었다는 후기.
 
 

그냥 사담들

오프닝 시퀀스가 죽여준다. 매회 다른 아트워크와 타이틀이 흥미롭다. 몇몇 작품은 아이작 역할을 맡은 데이빗 최가 직접 그린거라고 한다. 데이빗 최는 페이스북 상장 전 벽화를 그리고 보수로 페이스북 주식을 받아 2,000억을 벌었다고 한다. 2천억이 있는데도 이렇게 열심히 일하다니...


애프터 양에서 양으로 나왔던 배우가 등장한다. 저스틴 민. 그냥 지금까지 당연히 중국계 배우인 줄 알았다. 
 
일본계로 등장했던 조지, 나오미, 조지의 어머니 모두 다 한국계 배우. 특히 조지역의 조셉 리 또한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중신 인물이 한국계 교포인 만큼 한국어 대화가 정말 많이 나온다. 대니는 카카오톡을 쓴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가면서 가족과 소통한다. 그리고 미국 특유의 한인 교회... 엄청나다.
 
 
감독도 한국인. 이렇게 보니 새삼 한국-한국계의 문화적 파워가 세지긴 세졌다.
 
 

 
성난 사람들(비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두 사람 사이에서 난폭 운전 사건이 벌어지면서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된다
시간
- 00:00 (2023-04-06~)
출연
스티븐 연, 알리 웡, 죠셉 리
채널
Netflix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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